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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기초연금 개편안, 빈곤 노인 지원 강화와 하후상박 구조

obsrva 2026. 3. 16. 21:20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31648331

 

오늘 한국경제 기사를 보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X(옛 트위터)에 "월수입이 수백만원 되는 노인이나 수입이 제로인 노인의 기초연금액이 똑같다"며 "지금까지 지급되는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하후상박(소득이 적으면 더 많이 지원)으로 하는 것도 방법일 듯한데 여러분 의견은 어떤가"라고 밝혔다는 내용이었다.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오르는 연금을 앞으로는 소득 수준을 고려해 가구별로 인상률에 차등을 두겠다는 취지다.

 

현행 제도의 문제점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올해 기준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고령자 중 소득 하위 70%에게 월 34만 9,700원씩 일괄 지급되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 2012년과 비교해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소득 수준이 크게 향상됐지만 12년째 '소득 하위 70%'라는 기준을 바꾸지 않아 재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2012년 435만 3,000명이던 수급자는 올해 778만 8,000명으로 늘었고, 소요 예산도 5조 2,000억원에서 23조 1,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대통령은 "자살까지 유도하는 노인 빈곤을 줄이려면 기초연금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정부의 개편 방향

정부는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결정하는 연금 인상률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예컨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저소득층에게는 더 많이,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계층에게는 더 적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소득이 높은 계층이 받는 연금액이 빈곤층보다 적어진다.

 

정부는 또한 하후상박을 구현하기 위해 수급 상한선을 '기준 중위소득'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 중이다. 고령자의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져 '하위 70%' 기준이 중위소득 100%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이를 상한선으로 설정해 시간이 지날수록 이를 초과하는 고소득 계층은 수급 대상에서 빠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2050년 재정지출이 41조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행 제도를 유지했을 때 예상되는 지출(46조원)보다 5조원가량 줄어든다.

 

부부감액 조정

개편의 또 다른 축은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부부감액 조정'이다. 현재는 부부가 모두 수급 대상이면 각자의 연금액에서 20%를 감액한다. 부부가 함께 살면 주거비와 생활비를 공동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단독 가구와의 형평성을 고려한다는 취지에서 설계됐다.

 

하지만 이 제도가 오히려 저소득층 부부 가구의 생계를 압박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부부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혼자 사는 가구보다 1.74배 많았다. 이 대통령이 이날 X에 "감액을 피하려고 위장 이혼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언급한 배경이다.

 

이에 정부는 감액 비율을 저소득층부터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계획안에 따르면 소득 하위 40%에 해당하는 부부의 감액률을 현행 20%에서 2027년 15%로, 2030년에는 10%로 낮추는 방안이 담겼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부부감액 제도를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완전히 폐지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개인적 생각

솔직히 이 기사를 보고 첫 반응은 "드디어 손을 댔구나"였다. 현행 제도가 가진 모순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월수입 수백만원인 계층과 수입이 제로인 계층이 같은 금액을 받는다는 건 명백히 불합리하다. 하지만 그동안 손을 대지 못한 건 결국 표 때문이었다. 노인 인구가 유권자의 상당 비율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누구도 감히 건드리지 못했던 영역이다.

 

하후상박 구조 자체는 방향성으로는 맞다고 본다. 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더 많이 주고,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는 덜 주는 건 복지의 기본 원칙이다. 문제는 실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다. "지금까지 지급된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차등"이라는 방식은 기득권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점진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현명한 선택일 수 있지만,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부부감액 조정은 오히려 더 시급한 문제다. 위장 이혼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면 이미 제도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부부가 함께 사는 게 불이익이 되는 구조는 명백히 잘못됐다. 감액률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것도 좋지만, 국회에서 발의된 것처럼 아예 폐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가장 걱정되는 건 재정 부담이다. 2050년 41조원이라는 추정치도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현행 유지 시 46조원보다 5조원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그 사이 다른 변수가 얼마나 많이 생길지 모른다. 저출산·고령화가 계속되면 결국 이 돈을 낼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받을 사람은 점점 늘어난다. 하후상박 구조로 전환한다고 해서 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결국 이번 개편안은 방향성은 맞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진짜 필요한 건 기초연금 자체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이다. 그게 없으면 결국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