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곧 설 연휴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왠지 마음이 가볍지 않다. 옆자리 동료는 아침부터 "드디어 곧 연휴다"를 연발하며 들떠 있었는데, 나는 그 말에 자연스럽게 동조하면서도 속으로는 조금 다른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연휴 전부터 설렘이 가득했을 텐데, 언제부터인가 명절이라는 단어 앞에서 먼저 피로감이 찾아온다. 어릴 때의 명절은 순수한 설렘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친척들, 넉넉하게 차려진 음식, 아무 생각 없이 받아 챙기던 세뱃돈. 그때는 연휴가 그냥 '쉬는 날'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어른들이 차례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동안 나는 그저 TV 앞에 드러누워 있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다. 그 무책임한 자유가 명절의 전부였다. 그런데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 설렘의 자리..